이 시계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16년째 내 손목을 지키고있다.
5년쯤 잘 쓰다 고장나는 바람에 시계방 이곳저곳에 가져갔는데, 어디서도 고치지 못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 검색을 했고 구미의 시계 수리점 “스위스"에 보냈는데 너무나도 깔끔하게 고쳐주셨다. 이후 4-5년 간격으로 두번 더 구미에 보냈고, 구미에선 시계에 새것 같은 생명력을 부여해서 돌려보내는 탓(?)에 도통 새로운 시계를 살 엄두를 내지 못하고있다.
어느날 서점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던 와중 제목에 이끌려 집어들었는데, 이 책엔 "스위스"의 이야기가 나와있었다. 대구의 시계 수리 장인인 아버지를 따라 시계 수리를 시작하게된 두 형제의 이야기는 내 친구의 이야기를 보게 된 것 마냥 반가웠다.
너무나도 반가운 마음에 책을 읽기 시작했고, 이곳에는 나의 단골 가게 이외에도 가업을 이어가는 많은 청년들의 이야기가 나와있었다. 아버지를 따라 대장장이가 된 아들, 돌아가신 어머니의 족발집을 이어가는 아들. 아버지를 따라 농부가 된 남매, 부모를 따라 떡을 만드는 자매, 아버지를 따라 5대째 두석장 장인이 되려고 노력중인 아들의 이야기를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나의 아버지는 회사원였기에 가업을 이어 나간다는 것은 애초에 상상 밖의 영역이었고, 그냥 남들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거나 티비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저 막연히 상상해보기만 했던 그런 것이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가업을 이어나간다는 것은 단순히 일을 부모와 함께 한다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의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고, 부모와의 관계맺기를 새롭게 해나가는 그들의 이야기가 더욱 더 궁금해졌다. 가업을 이어간다고 했던 이 사람들의 현재진행형 이야기를 듣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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