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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21 영어, 교육 그리고 필리핀의 정체성 (5)

영어, 교육 그리고 필리핀의 정체성

학부모들은 미국인들을 사모했으며, 자식들을 밝은 미래로 이어주는 도관(導管)이자 현대적으로 드넓은 번영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로 여겼다. 특히, 우수 학생들은 펜시오나도스(pensionados), 즉 미국 대학교 장학생으로 선발되었기 때문이다. "교과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미국식 생활 방식이 우월하다는 것을 선전하는 효과를 지녔다. 가르침이 매개체인 영어는 필리핀 사람들에게 민주주의 전통을 이해시키고 또 필리핀 정신에 편입시키는 경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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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인 과학과 수학 개념을 이해하려는 아이는 먼저 낯선 언어와 씨름해야 했다. 때문에 학습이 두 배로 어려웠고, 결국은 기계적인 암기, 즉 주요 단어, 정의, 계산법을 단순 암기하는 것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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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까지도 책임있는 직위에 있는 많은 계몽된 필리픈 사람들, 구(舊) 활동가들과 좌파들, 민족주의자들 모두가 여전히 필리피노를 교육 매개체로 사용하는 데 반대하고 있는 이 현실은 너무나 비극적이다. 이들은 자기 나라의 언어적 생명줄, 더 중요하게는 경제적인 생명줄이 걸린 영어를 배제하기를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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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의 식민 교육으로 야기된 이 쟁점을 둘러싼 방향감각 상실과 혼란이 너무 크고 뿌리 깊은 나머지, 필리피노로 된 교재로 과학과 수학을 가르쳐 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향상된 필리핀국립대학교 통합 단과대학의 실험이 있은 후에도, 교육 매개체로서 영어를 놓아버리기를 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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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사람들 대다수는 지도자들이 하는 말과 법조문을 반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듣기에는 좋지만, 그 의미는 종종 알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 의미를 아는 것, 다시 말해 공공선을 위해 국가적 쟁점을 이해하고 담론에 참여할 의무가 자기들에게는 없다고 생각하는 법을 사람들은 배웠다. 이들은 모든 것을 지도자들에게 맡기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러나 최근 두 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지도자, 대기업, 엘리트 들에 대한 극도의 좌절과 혐오, 악화되어가는 경제 상황에 대한 절망의 표현인지, 무지하고 영어를 할 줄 모르며 자격이 없는 인기 배우들에게 표를 던졌다(아로요가 부정 선거로 상대 후보인 포를 이겼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민주주의 언어로 여겨졌던 영어가 이 나라에서 이제 진정한 민주주의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2007/10/21 22:29 2007/10/2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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