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off

고등학생과 IPv6

APNG Camp에서 발표되는 내용은 대부분 흥미로운 내용이지만, 6회 APNG Camp에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Next Generation's Presentation on IPv6" 였다. 이 학회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발표를 현직 연구원 혹은 대학원생들이 했었지만, 특이하게도 이 발표는 이 학회 역사상 최초로 고등학생(!)인 Yuji Araki 라는 친구가 발표하기로 되어있었다. 역시나 고등학생이라는 프리미엄(?) 때문인지 프라임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첫째날 오전에 발표가 예정되어 있었다. 고등학생이 말하는 IPv6는 어떤것일지 굉장히 기대되었다. 그의 시간이 다가왔고, 그는 발표를 시작했다.

발표의 정확한 제목은 "Experiment research of the next generation network" 로, 히로시마 시립 공업 고등학교와 후쿠야마 고등학교가 진행했던 한 프로젝트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두학교와 다른 한 지점 사이에서 IPv6 네트워크를 통하여 리모트 컨트롤, 빌딩 오토메이션등 여러가지 기능들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그 프로젝트의 기술적 내용들을 들어보니 이미 많이 소개가 되었던 내용이고, 실제로 그 구현의 수준이라는 것이 평이한 수준이었기에 기술적으로는 그렇게 흥미가 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 발표를 들으면서 다른 부분에서 굉장히 흥미로웠고, 그 프로젝트의 대단함을 느꼈다.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닐 것 같은 일개 고등학생들의 프로젝트 진행을, 근처 대학교(히로시마대, 히로시마시립대)들과 여러 회사(NTT, 애셜론)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했다는 것이었다. 대학들은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나서서 고등학생들이 봉착하는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 도움을 주고, 회사들은 장비와 네트워크등을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흥미롭지 않은가? 하긴 이런 것이 흥미롭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입시위주의 고등학교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자퇴를 선택했던 경력이 있던 나로선, 고등학생들의 프로젝트가 이렇게 진행되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 일본에서도 특별한 경우일 수 있다. 그래도 이런 발표를 보면서, 학과 공부이외의 다른것을 "일탈"로 치부하고 어린나이의 아이들이 하는 것들을 굉장히 가볍게 여기는 이땅의 문화는 나를 슬프게 했다.

이 발표가 끝나고 전길남 박사님의 인터넷 역사 세션이 시작되었다. 인터넷 역사를 설명하시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우리는 인터넷 다음세대를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 정말 무엇을 할것인가?

2005/11/30 00:38 2005/11/30 00:38
2005/11/30 00:38Trackbacks 0Comment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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