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beat에 실린 윤종신 인터뷰가 좋아서 몇 부분 발췌.

전문은 100BEAT.com » Blog Archive » 윤종신 “단정 짓지 말고 나를 지켜봐 달라”에서

……………


서정민(이하 ‘서’): 슈퍼스타K 덕분에 음악인 윤종신이 부각된 느낌이 있다.

윤: 사람들을 설득하는 시간이 6~7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슈퍼스타K가 계기가 된 건 사실이지만 나는 지금까지 예능과 음악 양쪽 모두에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렇게 노력해왔기에 슈퍼스타K라는 자리도 나에게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예능 때문에 욕먹어도 말로 설명하기 싫어서 계속 참았다. 그러다 보니 욕먹는 기간을 어느 정도는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욕먹다 보면 또 봉현씨처럼 음악 쪽으로 조명해주는 사람이 생기고 예능의 이면을 들여다 봐주는 사람이 생긴다. 일단 예능으로 갔으면 예능으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지 거기에서 ‘나 사실 음악 잘 해’하는 건 좀 웃기지 않나. 요즘 댓글 보면 ‘그래, 이제 다시 음악으로 돌아와’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난 둘 다 잘하고 싶다. 예능을 천시하는 분위기도 좀 있는데 예능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분야가 아니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있고 호흡도 잘 맞아야 한다. 아무튼 난 둘 다 잘하고 싶다.

……

서: 월간 윤종신을 시작하게 된 계기, 마음가짐이 있었다면?

윤: 돌파구였던 것 같다. 앨범 방식으로는 딱히 자신이 없었다. 음악을 잘 만들었다고 해도 판매나 반응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냥 뭐라도 꾸준히 하자고 생각했다. 경험상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그 때까지 앨범을 내겠다고 다짐하고 작업하면 생각보다 졸작이 나오더라. 이번 앨범도 구성상으로 보면 좋은 앨범은 아닌 것 같다. 그냥 말 그대로 나의 행보일 뿐이다. 행보의 나열. 그런데 또 묘하게 순차적인 느낌이 있다. 짜임새 있는 구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앨범이 혹평 받을 수 있겠지만 행보이자 기록으로 편하게 본다면 의미가 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곡 순서를 좀 섞어볼까 생각도 했다. 그런데 별 의미가 없겠더라. 이 앨범을 비정규로 내고 정규 앨범을 따로 낼까 생각도 했지만 역시 별 의미는 없을 것 같았다. 질문의 요지에 답하자면, 월간 윤종신의 목표는 ‘음악의 생활화’다. 그냥 음악을 매달 하는 것.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한다.

……………


김: 사실 그것도 질문에 포함되어 있다. 윤종신이란 인물이 지금의 음악계에서 가지는 긍정적 가치 중 하나가 바로 기승전결 발라드를 추구한다는 점에 있다. 나는 11집의 ‘동네 한바퀴’도 좋아하는데, 그 곡 역시 기승전결이 확실하지 않나.

 윤: 물론 노래에 기승전결이 있어야만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없지 않나. 너무 한쪽으로만 쏠리니까 문제다. 말이 나온 김에 이야기하자면, 나는 음악에 유행은 없다고 본다. 그냥 끌려갈 뿐이다.

김: 대중의 취향에 맞는 곡이 히트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에 많이 나오는 곡이 곧 대중의 취향이 된다는 말과 비슷한 맥락인가.

윤: 그렇다. ‘본능적으로’가 유행에 맞는 노래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

 

윤: 뭐랄까..봉현씨가 몸담고 있는 분야가 기본적으로 먹물이 지배하는 세상이다(웃음). 할 수 없다.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내가 많이 하는 말인데, 비틀즈가 세계 최고의 뮤지션으로 추앙받는 현실은 절대적으로 엘리트들이 만든 것이다. 비틀즈의 음악은 굉장히 분석적이다. 엔터테인먼트적이지 않다. 집계를 내고 순위를 발표하는 집단 자체가 엘리트들의 모임이다. 그들이 비틀즈를 1위로 발표하면 비틀즈의 음악에 감동받아본 적 없는 사람도 그 결과를 무의식적으로 인정하게 된다. 반면 노동자 계급이 주로 좋아하는 엘비스 프레슬리는 1위를 못한다(웃음). 어찌 보면 먹물들의 월권이라고도 할 수 있다. 왜 자기들 마음대로 이 그룹이 세계 1위라고 발표하나. 사실 봉현씨가 쓴 그 글에 달린 댓글을 읽어보면서 내가 예상했던 사람들의 생각이라는 느낌이었다. 말하자면 창기 형과 나를 비교한 건 김연아와 박지성을 비교한 것이다. 사람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더 우월한 것이라고 믿고 싶은 심리가 있다. 그리고 논쟁에서 이기는 쪽은 말을 잘하는 엘리트들이다.


……………

김: 예능 이야기를 좀 해보자. 오기 전에 ‘윤종신 애드립 톱7’이라는 영상을 보고 왔는데 대단하더라(웃음). 예능에서의 활약으로 인해 뮤지션 윤종신이 다시 주목받게 된 부분이 분명 있는 것 같은데.

윤: 그렇다. 뮤지션 윤종신의 인지도 면에서는 분명 그런 부분이 있다. 그런데 나는 가요계의 현실을 한탄하면서 우리같이 예능도 하는 가수들을 비판하는 건 그나마 노력하는 사람들까지 같이 죽이려는 마음이라고 본다. 고약한 심보다. 가수가 예능을 안 하면 안 되는 현실을 비판하는 것은 좋은데, 그 기저에는 예능에 나오는 가수들에 대한 못미더움이 깔려 있다. 그럼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을까? 그냥 윤종신이 꼴배기 싫다고 하면 간단한 것을 내가 마치 가요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대표인물처럼 말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물론 나도 ‘가수들이여, 예능을 해라’하고 말할 생각은 없다. 다만 예능을 잘할 수 있으려면 한번 해봐라 하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

윤: ……특히 나는 어릴 적부터 합숙하는 아이들을 보면 진짜 말리고 싶다. 그 때는 그냥 나가 놀아야 한다. 학교 다니면서 기타는 방과 후에 쳐야 한다. 지하 연습실에서 계속 연습만 하는데 어떻게 청소년을 대표하는 노래를 부르나. 

……………

윤: 지영이 예쁘지. 지영이가 차세대 주자다. 점점 예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