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배영수는 팔꿈치를 잃었다. 선발과 중간을 가리지 않고 등판하며 우승을 이끈 대신 팔꿈치 인대가 너덜너덜해졌다. 배영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어쩌면 그게 바로 ‘에이스’의 숙명이었다. 팀이 가장 어려울 때, 마운드에 올라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하는.
…
에이스는 이제 다시 존재 이유를 찾은 듯 했다. 배영수는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필요하면 또 나가야 하고, 나갈 수 있다”고 했다.
팔꿈치는? “이제 한 번 아파봐서 괜찮다”고 했다. 그때 배영수의 얼굴을 보기 위해 잠실구장 3루쪽 관중석 그물에 매달려 있던 여성팬이 외쳤다. “배영수 선수, 잘 생겼어요”. 배영수는 그때, 씨익 웃고 있었다.
…
바비 콕스 감독이 역사상 가장 많은 158번의 정규시즌 퇴장을 당한 이유도(종전 존 맥그로 131회), 선수가 퇴장 당하는 것을 막고(콕스는 그 어떤 선수도 경기에서 자기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에게도 자극을 주기 위해서였다. 콕스는 월드시리즈에서 2번의 퇴장을 당한 유일한 감독이기도 하다.
…
콕스가 맡았던 애틀랜타는 넘쳐나는 돈으로 좋은 선수들을 싹쓸이하던 팀이 아니었다. 씀씀이가 크게 줄어든 90년대 중반 이후 줄곧. 애틀랜타는 팜 출신 유망주에 바탕을 둔 야구를 했다. 그런 애틀랜타가 1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에는, 존 슈어홀츠 전 단장의 말처럼, 시속 100마일로 달리고 있는 차를 멈추지 않고 타이어를 계속 갈아끼우는 데 성공한 콕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언제나 선수를 믿었고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돌렸다. 그리고 한 번도 선수를 배신하지 않았다.
…
Thank you Bobby for 25 great seasons. via @Braves